마을 산책 좌수영로
마을을 걷는다는 것은 소중한 행복 즉 소확행이다. 난 종종 차를 타지 않고 걷는다. 때로는 피곤하고 무릎이 아프기는 하지만 걷는다는 것의 즐거움을 알기에 충분히 좋다.
4월 1일, 난 좌수영로를 택해 걸었다. 벚꽃아 작은 아니지만 만발하기 일보 직전이라고 해야 하나. 하여튼 파란 하늘과 새하얀 벚꽃은 보기만 해도 탄성이 절로 나오게 했다. 수영강변을 끼고 돌아가는 수영로는 수영교부터 시작하여 원동 IC까지 이어진다. 난 이 길이 참 좋다.
수년 전 들렀던 엘올리브가 보인다. 수영에서 보기 드문 레스토랑이다. 손님을 접대하기 위해 이곳에서 점심을 같이했다. 하지만 워낙 이런 음식을 좋아하지 않은 터라 두 번 들어가진 않았다. 하지만 맛은 꽤나 괜찮았다. 분위기도 은근히 고급스럽다. 하기야 가격이 7만 원부터 시작하니 저렴한 곳은 아닐 터 한 번 멋내도 싶다면 들러볼 만하다.
나이가 들어서 인지 몰라도 점점 사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고 느낀다. 이 길을 걸으면서도 코끝을 스쳐 지나가는 바람에 너무 행복했다. 해운대와 광안리가 지근이라 조용히 들어보면 저 멀리서 파도 소리가 들려오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오래전 이곳을 지날 때 이편세상 아파트가 공사 중인 것을 보고 '왜 저런 곳에 아파트가?' 하며 의아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만 해도 이곳은 아무런 건물도 없고 황폐한 느낌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시 이곳에 와 완성된 아파트를 자리를 잘 잡았다는 생각이 든다. 건물이란 묘해서 짓기 전과 후의 느낌이 너무 다르다. 현재는 3차까지 들어서 있다. 최근 들어 오피스텔이 3단지 앞에 들어선다는 이유로 조금 시끄럽다. 수영강변을 끼고 지어진 아파트 앞에 오피스텔이라니...
이곳은 사람들이 그리 많이 찾는 곳은 아니다. 조용하고 한척하다. 가끔씩 자전거를 타고 지나는 사람과 주변에서 버스를 타기 위해 버스 정류소로 향하는 이들 외에는 거의 지나가지 않는다. 하지만 풍경은 너무 좋다. 다만 길가 옆이라 차들의 배기가스와 시끄러운 소음이 귀에 거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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